Slap guitar technique

이번 달에는 조금 특이한 스타일인 Slap 테크닉에 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슬랩은 베이시스트에게는 너무나 일반적인 플레이이지만 기타리스트에게는 상당히 낯 설은 테크닉입니다. 이것은 베이시스트가 하는 슬랩을 그대로 기타로 표현하는 것인데, Funky한 스타일의 연주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익혀두면 꽤나 재미있는 스타일의 연주입니다. 기타로 슬랩을 하는 이런 식의 연주는 기타리스트에게는 일종의 ‘잡기’이지만 흥미로운 테크닉임에는 분명합니다.

프랑스인으로 GIT 출신의 기타리스트 Jean Marc Belkadi가 이 주법에 관한 교재를 쓴 것이 있습니다. 이 기타리스트는 솔로앨범도 있으나 그보다는 다수의 교재들을 집필한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Reggie Wooten이라는 기타리스트도 화려한 슬랩 기타 플레이를 보여주는데, Wooten이라는 성을 보고 짐작하셨을지 모르겠지만 6남매나 되는 Victor Wooten가족의 맏형입니다. 동생의 명성으로 인하여 피해(?)를 보고 있는 기타리스트 중 한명입니다.

인터넷상에 이 두 형제가 슬랩만으로 잼을 하는 동영상이 떠도는 걸 봤었는데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이지만 Kotaro Oshio라는 일본인 기타리스트도 이번 예제들과는 다른 면이 많지만 이러한 뉘앙스의 퍼커시브한 연주를 많이 들려줍니다.

일본 퓨전 밴드 Casiopea의 기타리스트 Issei Noro도 종종 이 주법을 사용합니다.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Fight Man이란 곡에서 슬랩 기타솔로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기타리스트이지만 베이스로 슬랩을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처음에만 조금 낯설지 익숙해지면 그리 어렵지 않게 슬랩 기타사운드를 낼 수 있지만 베이스기타로도 전혀 슬랩을 할 줄 모른다면 상당시간 연습에 투자해야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슬래핑을 할 수 있습니다.

예제에 나와 있는 용어의 표기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T : 엄지로 줄을 때리는 것입니다. 보통 베이스로는 엄지손가락의 마디가 있는 곳 옆 부분으로 때리지만 기타는 베이스보다 줄들 간의 간격이 좁습니다. 따라서 엄지의 마디 부분으로 줄을 때린다면 다른 선을 건드리기 쉽습니다. 마디부분보다 약간 윗부분이 줄과 접촉되도록 하십시오. 줄의 위에서 아래로 튕기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때리는 것입니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여 ‘탕’하고 치고 나오도록 합니다. 예제 EX 1 에서만 표기를 하였고 이후 모든 예제에서는 표기를 생략하였습니다. 아무런 표시가 없는 부분은 전부 T입니다.

P : Pop이라는 테크닉으로 오른손 검지로 줄을 뜯습니다. 일반적인 오른손 핑거링과는 전혀 다릅니다. 치고자 하는 줄에 손가락을 약간 집어넣은 후에 손목을 옆으로 회전시키면서 줄을 뜯어내는데, 튕기는 것이 아니라 마치 병뚜껑을 따듯이 합니다. T : Slap, P : Pop 이 두 가지 동작이 가장 기본입니다. Pop은 보통 Slap을 하고 손목이 회전하며 엄지가 튀어나올 때 이루어집니다.

L : Left Hand Slap이라고 하는 테크닉으로 왼손의 엄지만 넥의 뒷부분에 고정시키고 검지부터 새끼까지 모든 손가락을 핀 상태로 줄을 가볍게 ‘톡’ 칩니다. 음정이 없는 퍼커시브한 뮤트음을 내는 것이 목적이므로 몇 프렛에서 하는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악보에는 6번선의 뮤트음으로만 표기하였으나 반드시 6번선 하나만을 치는 것이 아닙니다. 6줄 전체를 때리듯이 합니다.

EX 1

기본적인 연습패턴입니다. 오른손 엄지의 슬랩과 왼손 슬랩, 왼손으로 뮤트한 상태에서의 오른손 엄지로 슬랩의 반복입니다. 초보자의 경우 음이 울리는 슬랩과 뮤트한 상태에서의 슬랩의 확실한 구분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음이 울리는 슬랩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므로 EX 1을 확실하게 칠 수 없다면 나머지 모든 예제들의 연주가 불가능합니다. ‘따 듯 닷, 따 듯 닷, 따 듯 닷......’이런 식으로 입으로 노래를 하며 3가지 소리가 명확하게 구별되어 들리도록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EX 2

EX 1과 거의 동일하나 슬랩이 연속으로 나오므로 오른손의 스피드가 붙지 않는 한 빠른 템포의 연주가 불가능합니다. 순수하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빠른 템포로 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연주는 빨라야만 연주답게 들립니다. ‘따 듯 닷 닷, 따 듯 닷 닷, 따 듯 닷 닷......’

EX 3

EX 1과 EX 2를 번갈아 치는 패턴입니다. 앞의 두 예제가 충분히 연습되었다면 3연음과 4연음의 박자감만 지켜주면 간단한 패턴입니다.

EX 4

Level 42의 베이시스트 Mark King의 스타일입니다. Love Game이라는 곡에서 쓰인 패턴을 그대로 기타로 옮겨 보았습니다. 기타로 슬랩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결국 슬랩 베이스 사운드를 흉내 내는 것에서 출발한 것 이므로 베이시스트들의 슬랩 연주를 관심 있게 듣다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 5

비트 1,2,3 까지는 특별할 게 없으나 마지막 비트 4에서 3줄의 개방 현을 슬랩으로 동시에 때려주고 햄머링 한 후에 파핑으로 이어지는 이 부분이 비교적 베이스답지 않은 기타로만 가능한 플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필자는 기타리스트이므로 ‘비교적 베이스답지 않다’는 말을 가려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의 팝은 슬랩 사운드 특유의 팝이 아니라 보통 핑거링을 하듯 튕기나 짧게 음을 끊어 주도록 합니다.

EX 6

이전의 예제들과 다른 새로운 테크닉이라면 비트 1의 햄머링과 비트 3의 3줄 팝 그리고 마지막 비트 4의 No Slap이라고 표기한 부분인데, 비트 4의 No Slap은 말 그대로 슬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크 없이 손가락으로 스트로크를 하듯 그냥 스트로크로 처리합니다. 다만 정확하게 두 줄만 스트로크 하는 것이 아니라 Funk 기타 스타일로 나머지 줄을 뮤트한 후에 6줄 전체를 전부 스트로크 합니다.

EX 7

Rage Against The Machine의 Take The Power Back의 베이스 라인을 기타로 옮겨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슬랩 라인이 가장 저음 현을 슬랩으로 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연주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기타는 베이스에 비해 줄과 줄의 간격이 좁으므로 오히려 이런 패턴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비트 3의 뮤트음들은 빨리 치다보면 뮤트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 부분에 특히 유의해서 연습해 봅시다.

EX 8

단3도 음정의 쿼터 벤딩을 제외하곤 모두 이전에 나왔던 패턴 들입니다. 첫 번째 마디의 마지막 부분의 벤딩이 연속적인 팝으로 이루어져 있어 오른손가락의 재빠른 반응이 필요합니다.

듣기에 멋있는 연주는 어렵기 마련입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Michael Angelo의 4개의 기타를 연결한 괴물 같은 속주나 Stanley Jordan의 듣도 보도 못한 양손 태핑에 감탄이 절로 나오긴 하지만 B.B.King의 벤딩 한방에 ‘역시!!!’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정석적인 플레이로 잘 치는 사람이 결국 잘 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든 어떤 스타일의 주법이든 쓸데없는 것은 없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음악적인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꼭 이번 Slap Guitar 만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주법도 이미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훨씬 예전부터 쓰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음악을 좀 더 폭 넓게 받아들이자는 것입니다. 

글 이찬용

출처 기타랩 2006/07   http://guit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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